윤정희, 프랑스 파리서 하늘의 별 되다..성년후견인 소송 종결될듯
1960~1980년대를 풍미한 영화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하늘의 별이 됐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게 된 후 가족 간에 불거진 송사로 안타까움을 샀던 그녀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고 윤정희는 1944년 부산에서 6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다. 대학 졸업 후 1967년 영화 '청춘극장'의 오유경 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해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청룡영화제 인기여우상을 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작품 '안개'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기도 하는 등 고인의 배우로서의 출발을 그야말로 아름다웠다.
고 윤정희는 당대 남정임, 문희와 함께 영화배우 트로이카로 불리며 큰 인기를 모았다. 특히 1971년 문희와 남정임이 은퇴한 것과 달리 윤정희는 결혼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갔다. 이후 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했고, 이듬해 딸 백진희를 낳았다.
이후 활동이 뜸해졌으나 만 66세였던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출연해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하지만 이후 알츠하이머 투병으로 사실상 은퇴해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고인은 1967년부터 2010년까지 총 43년 활동하는 동안 대종상 여우주연상 3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3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3회 수상했다.
이처럼 배우로서 아쉬울 것 없는 활동과 성과를 보여준 고 윤정희지만 인생 후반기, 많은 팬들을 가장 속상하게 하는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고인의 알츠하이머 투병으로 인한 가족 간 법정 다툼이다.
2021년 윤정희의 동생들은 윤정희가 백건우로부터 방치됐다며 딸 백진희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해 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윤정희의 동생들이었다.
동생들은 "윤정희는 남편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알츠하이머, 당뇨와 투병 중이다. 근처에 딸이 살고 있지만, 생활이 바빠 윤정희를 돌보지 못한다. 남편과 딸로부터 방치된 채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내고 있다. 혼자 나가지고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라며 "윤정희의 형제들이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을 찾아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동생들의 주장에 백건우 측은 "허위 사실"이라며 강력하게 맞섰고, 이후 후견인 자리를 놓고 윤정희 동생들과 백건우 부녀가 법정 공방을 벌였다.
법원은 윤정희 동생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2심까지 딸 백진희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했다. 이후 윤정희 동생이 재차 법원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었으나 윤정희가 사망함에 따라 법원은 사건을 추가 심리하지 않고 각하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윤정희의 간병을 둔 갈등이 재산 싸움이라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말을 아끼던 고 윤정희의 남편이자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동생들이 계속해서 해당 문제를 언급하며 기사화하자 법정 대리인을 통해 "(윤정희의 첫째 동생) 손미애 씨가 백 씨 계좌에서 21억 원을 무단 인출한 사건에 대해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명예훼손 부분도 고소를 검토 중"이라고 맞대응했다.
특히 백건우의 법률대리인 측은 "백건우가 2019년 3월 28일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은행계좌 비밀번호를 변경했다. 이후 한 달 후쯤인 4월 29일 여의도 아파트에서 윤정희를 데리고 나왔고, 동생들이 윤정희 여권을 주지 않자 5월 1일 임시여권으로 파리로 출국했다"라고 밝혔다.
백건우 측의 이 같은 주장에 윤정희의 넷째 동생 손병욱 씨는 "그런 큰 돈이 실제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손미애에 따르면) 백건우가 1년에 3~4번 한국에 올 때마다 유로화로 바꿔 프랑스로 가져갔다고 한다. 백건우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거짓으로 재산 문제를 계속 제기한다"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은 서로 엇갈렸지만, 결국 윤정희가 세상을 떠나면서 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한 시대를 대표한 영화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은 여배우 윤정희. 하늘의 별이 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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