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영화 예고' '서울의 봄', 대중은 왜 열광하나!…"알고보면 더 재밌는 사실들"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을 향한 열기가 뜨겁다. 현재 '서울의 봄'은 2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누적 관객 755만 명을 돌파했다. 이 기세라면 800만 명은 물론 '천만 영화' 탄생도 가능해 보인다. 영화계에 따르면 개봉 4주 차인 12월 16 일주 900만 고지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나온 영화 중 800만 명 이상이 본 작품은 '범죄도시3'(1068만 명) 한  편 뿐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800만 명 이상 본 작품도 손에 꼽는다. '범죄도시2'(1269만 명), '아바타: 물의 길'(1080명), '탑건:매버릭'(817만 명), '범죄도시3'까지 총 4편이다.

 

 

그런 가운데 '서울의 봄' 흥행은 꺼져가던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더불어 영화가 담고 있는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여운을 주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 하나회, 철저한 점조직 

'서울의 봄'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당한 뒤, 같은 해 12월 12일 하나회가 중심이 된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군사 반란을 일으킨 실제 사건을 영화화했다.

 

 

 

 

하나회는 전두환이 주축이 된 군대 내 사조직이다. 배우 황정민이 전두환이 모티브가 된 인물 '전두광', 정우성이 장태완 감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인물 '이태신'을 연기했다. 박해준은 전두광과 군사 쿠데타를 주도한 인물 '노태건'을 맡았다. 이외에도 이성민, 김성균, 김의성, 정동환, 안내상, 유성주, 최병모, 박훈, 이재윤, 김성오, 남윤호, 홍서준, 안세호, 정형석, 박정학, 염동헌, 전진기, 권혁, 곽자형, 현봉식, 정해인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 큰 줄기가 된 하나회는 과거 당시 철저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이러다보니 비하나회 군인들은 물론 하나회 회원들도 누가 하나회인지 모를 정도로 운영됐다.

 

 

◆ 정우성은 갑종 출신..갑종은 무엇?

영화 '서울의 봄'에는 전두광, 그의 지지세력과 대립하는 군인으로 이태신(정우성 분) 수도경비사령관, 김준엽(김성균 분) 육군본부 현병감, 공수혁(정만식 분) 특전사령관 중 이태신과 김준엽의 모태가 되는 장태완 당시 수경사령관과 김진기 헌병감은 흔히 '갑종'으로 불리는 '갑종간부후보생 출신'이다. 

 

 

 

 

 

갑종은 육군 초창기 초급 장교 양성을 위해 만든 제도로, 1950년부터 1969년까지 운영됐다. 약 6개월 동안 교육을 거쳐 초급장교를 양성했기에 육사에 비해 기수가 많다. 6.25 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초급장교로 전선에서 싸운 장교 중 다수가 갑종 출신이다. 장태완은 1950년 6.25 전쟁 이후 임관한 갑종 11기, 김진기는 육사 9기이자 갑종 6기이다. 1970년대만 해도 갑종 출신 장교도 많았고, 장성도 자주 배출됐다. 

 

 

반면 전두환과 노태우는 육사 11기다. 육사 11기가 하나회의 주축이 된 이유는 이전 기수와 달리 4년제 교육을 받은 첫 정규 사관생도 기수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언급되었듯이 공부는 잘했지만 먹고살기 힘들어 육사에 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이들이 스스로를 '육사 1기'로 칭하기도 했고, 자신들의 세력을 구축하면서 갑종과 대립구도를 형성했다. 

 

 

 

 

 

영화 '서울의 봄' 개봉 후 뜨거운 관심을 받자, 전두환을 향한 대중의 분노가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다. 전두환은 대한민국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정치적 과오를 남긴 인물이다. 그는 '광주 학살'의 책임자이자, 뇌물수수 등으로 재산에 대한 법원 추징금이 2,000억 원을 넘어섰지만, "수중에 29만 원 밖에 없다"고 버틴 뻔뻔한 인간이다. 물론 전두환의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그의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 검찰, 1994년 12·12 가담자 전원 기소유예 처분.. 그 이유는?

더불어 전두환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킨 하나회 척결도 유야무야 흐지부지됐다. 문민정부를 표방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하나회 척결을 진행했지만, 1994년 10월 29일 나온 전두환-노태우 반란군 수뇌부에 대한 검찰의 판단은 기소유예였다. '죄는 인정되지만 처벌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검찰은 전두환, 노태우 등 34명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4명에 대해서는 공소권이 없다고 결정했다. 

 

 

 

 

 

당시 검찰이 밝힌 기소유예 이유 3가지다. 

① 피해자들이 통치 기간에 국가 발전에 기여했고, 대통령 선거와 5공 청문회를 통해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②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워 단죄하면 재임 기간에 만들어진 기존 질서에 대해서 국민이 혼란을 느낄 우려가 있다.

③ 재판에 넘기면 지나간 일에 대한 논쟁으로 국론 분열과 대립이 재현돼 국력이 소모된다. 

 

 

당시 수사를 이끌었던 조준웅 서울지검 1차장은 기소유예를 밝힌 후 이같이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는 후세에 맡기고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이번 검찰의 결정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당시에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헌법 기간이 그대로 유지되었으므로 국헌 문란의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따라서 검찰은 헌법 질서를 문란시키거나 정권의 창탈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최규하 대통령의 신의 한수.. 사후 결재

영화에서 최한규(최규하) 대통령은 재가 서명 중 서류 밑에 시간을 남긴다. 이 결제가 정상호(정승화) 총장 체포 뒤 이뤄진 '사후결재'임을 증거로 남긴 것이다. 극 중 대사에서도 사후결재라는 말이 등장한다.

 

 

최규하 대통령의 이 행동은 김영상 정부 시절 이뤄진 전두환·노태우 구속 및 재판 과정에서 법원의 중요한 판결 근거로 사용됐다. 현장에 있던 신현확 총리가 공판과정에서 최 대통령의 이러한 행적을 증언했는데 1996년 대법원은 전두환·노태우에 각각 무기징역 및 징역 17년의 유죄를 판결하면서 이를 주요 증거로 인용했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 최규하 전 대통력 역인 최한규 역을 연기한 배우 정동환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전두원이 12월 12일 6시 20분 경 국무총리 공관에 가서 최규하 대통령에게 정승화 총장에 대한 체포 재가를 요청하였을 때 대통령이 묵시적으로라도 이를 승낙하였다고 볼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오히려 이를 거절하였음에도 알 수 있다"라며 "대통령이 12월 13일 새벽 5시 10분경 정 총장의 체포를 재가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정 총장이 체포되고 반란을 저지 또는 진압하려는 장성들이 제압된 후에 이뤄진 것으로 이는 사후 승낙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헌법질서 아래에서는 헌법에 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폭력에 의하여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최규하 대통령이 남긴 몇 글자가 17년 뒤 신군부 반란행위 심판의 결정적 증거로 작용한 셈이다.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 맞물려 2023년 연말, 대한민국에 큰 파란을 몰고 온 영화 '서울의 봄'. 알고 보면 더 진실에 근접하게 하는 역사적 사실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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